04.21.2024
1. 기존 점수 분석 및 설명
IELTS를 본 후 점수가 납득이 가지 않아 스피킹 부분만 재채점을 요청했고 스피킹 재채점에 성공했다.
기존 점수: Reading 8.0 Listening 7.5 Writing 6.5 Speaking 6.0 Overall 7.0
변동 점수: Reading 8.0 Listening 7.5 Writing 6.5 Speaking 7.0 Overall 7.5
6.5를 예상했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7.0이 나와서 놀랐다. 0.5정도면 채점자 주관에 따라 바뀔 수 있고 조금 strict 했나보네.. 하는 정도이지만 1.0이면 굉장히 큰 폭이고 기존 채점관이 잘못했다! 라고 딱 말할 수 있는 범위이기 때문이다.
내가 6.0이라는 점수를 받고 왜 이렇게 화가났는지 이해가 가는 결과였다ㅎㅎ
Reading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다. 들어가기 마지막에 주관식을 먼저 풀라는 팁을 보고 나의 페이스와 다르게 첫 지문에서의 문제들을 풀었고 그대로 15분이 지났을 시점에 5-6문제를 못 푼 채로 다음 지문으로 넘어갔다. 그래도 마지막 5분 스퍼트로 다 풀긴 풀었지만 망쳤다는 느낌이 온 몸을 휘감았고, 6.5만 제발 넘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8.0이 나와서 놀랐다. 공부를 딱히 안해서 팁은 없고.. 고득점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True/False/Not Given 문제에 강한 편인데다가 모든 지문에 True/Flase/Not Given 문제 유형이 나와서 그런 것 같았다.
Listening은 공부할 땐 불안했지만 막상 시험에서는 꽤 잘 들려서 7.0 이상을 예상했고 7.5가 결과로 나와서 한 숨 덜은 느낌?
Writing은 이전 시험에서보다 0.5가 오른 점수였는데 Task 2보다 Task 1에서 점수가 좀 깎여서 7.0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재채점을 같이 신청할까 하다가 출국 전까지 약 1주일-10일 정도의 시간만 있었기 때문에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아 스피킹만 재채점을 신청하게 되었다.
여기서 문제되는 부분은 스피킹 6.0이다. 단순히 내가 너무 말을 잘 하고 (물론 시험때 청산유수로 말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긴 했지만) 분위기가 좋았고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이전 아이엘츠는 약 1년 전에 치뤄졌었는데 그 때도 6.0이 나왔다. 그리고 그 사이 1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어도 조금 더 깊이있는 주제에 대해 영어를 사용하면서 영어 실력을 많이 늘렸고, 시험 한 달 전부터 스피킹만을 위주로 공부해왔다. 이러한 컨텍스트에서 6.0을 받는다는게 이성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밑에서 더 자세하게 왜 스피킹 재채점을 신청했는지 써보겠다.
2. 2024 재채점 최신 정보 (British Council 기반)
일단 재채점을 신청하기 전에 이틀에서 삼일 정도 계속 재채점에 대한 정보만 찾아봤다. 재채점을 성공할것인가? 는 차치하고 재채점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었는데, 결론적으로 내가 알고 있던 점과 실제 프로세스는 매우 달랐다. 다만 시간 관련 정보는 대학원 지원 시기(Fall Intake 기준)인지 아닌지에 따라, 그리고 British Council인지 아닌지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1. 원본 성적표를 내지 않아도 된다.
많은 블로그 글에서, 그리고 British Council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원본 성적표를 요구한다고 쓰여져있다.
그러나 재채점 전 영국 문화원에 문의해보았을 때는 원본 성적표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물론 성적표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그 성적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EOR 특성상 점수가 낮아지는 경우는 없고 올라가거나 변동이 없는 경우만 있으니 채점이 되고있는 기간동안 그 성적표를 쓰던 말던 상관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룰을 바꾼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2. 재채점 신청서를 "실물"로 내지 않아도 된다.
구글에서 관련 정보를 서치해 보았을 때는 재채점 신청서를 등기로 보내야 한다는 글들이 매우 많았고, 영국 문화원 건물이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에 돈과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이 직접 제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문의해 본 결과 그냥 EOR 페이지에서 신청을 하면 끝이었다. 프로세스가 엄청나게 단축된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3. 재채점 결과 발표 프로세스는 짧다.
이거는 개인적인 경험에 달려있는 것 같은데, 분명한 것은 Computer Based Test의 경우 4주 이내로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원서 기간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는 또 다르겠지만 현재 4월을 기준으로 재채점을 신청한 사람들의 결과가 4명 중 3명은 1주일 이내로 결과를 받았고 1명은 4주를 꽉 채워서 받았다는 것이다. (나까지 4명이 1주일 이내로 결과를 받은 셈이다)
또한 스피킹과 라이팅 중 한 과목만 신청을 할 경우에는 1주일 이내로 결과를 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답변도 해주셨다.
결론적으로 나는 4월 17일 수요일 오후 3시경에 재채점을 신청했고 4월 18일 목요일 오후 10시경에 재채점이 완료가 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으며, 4월 22일 월요일부터 성적표 픽업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내가 했던 것처럼 재채점 전 시험을 본 그 기관에 물어보는게 가장 정확하다!
딱히 confidential한 내용이 아니니 굉장히 자세히 알려주시니 시간이 급한 분들은 바로 전화로 상담을 해보는걸 추천한다.
이렇게 짧게 걸릴 줄 알았으면 Writing도 한 번 신청해 볼걸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어쨌든 대학원 지원에 문제는 없으니 ㅠㅠ
그리고 막상 Writing 때문에 더 지연되었으면 그것도 나름대로 쫄렸을 것 같으니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ㅎㅎ
3. 재채점 신청 이유
가장 중요한 재채점 신청 이유..!
첫번째로, 위에서 말했듯 나는 한달간의 과외를 진행했고 거의 스피킹에만 몰두했다.
아이엘츠 예상문제집을 모두 돌렸고, 시험에서 가장 첫 주에 했던 문제 세트가 나왔다. 이미 해봤던 문제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Let me see.. Could you give me a second to organize my thoughts?" 과 같은 필터를 쓸 필요도,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었다.
시험 전까지 하도 중얼중얼거린 탓에 말을 더듬는 것도 딱 한 번이었고, 속도도 평소보다 빠르게 나왔다(긴장한 여파로, 평소에는 slow speaker a.k.a. Cali girl 이다 ㅋㅋㅋ).
심지어 1년 전의 마지막 시험을 기점으로 6-8개월동안 거의 매일 영어를 쓰고(국제 학생회 활동, 심지어 영어로 레크레이션 사회도 봄), 외국인 친구들과 토론을 하고, 영어로 된 컨텐츠들을 매일 접하고(유튜브, 인스타 릴스, 캐나다 대학원 홈페이지 읽고 자료 모으기, 넷플릭스 등), 3-4주간의 스피킹 몰두 기간(유료)을 가졌는데 1년 전과 점수가 똑같다는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심지어에 심지어 1년 전 그 시험은 스피킹을 망친 시험이었다. (파트 3에서 같은 질문을 2번 받음 답변이 너무 이상해서..^^...)
두 번째로, 시험을 너무 잘 봤다.
그냥 examiner가 반응을 잘해줘서 아 잘 봤나보다! 하는 그냥 느낌을 가진게 아니었다.
나는 당연히 누구나 그렇듯 시험 당일부터 재채점을 신청하던 날까지 나의 스피킹 시험을 너무 생생하게 기억을 했고, 본인이 기억하는 critical한 실수는 발음 한 번, 표현두 번이 끝이였다.
9.0을 받는 사람들도 실수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 영어 공부를 처음 한 그 순간부터 나의 가장 자신있는 영역은 grammar였다는 점 때문에 가산/불가산 명사를 제외한 "critical"한 문법 오류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내 점수는 잘못되었다 하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심지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관사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없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내가 받은 피드백에서 의문이 생겼다.
또한 점수 발표 후 유튜브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6.0을 받은 사람들의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굉장히 잦은 hesitation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이 쓰는 단어들보다 내 단어가 훨씬 고급스러웠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 더 나았고, criteria 중 vocab 섹션에서 그 사람들과 같은 점수를 받았다 해도 fluency 하나만으로 6.5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이가 심했다.
나랑 비슷한 빠르기로 말한 사람이 6.0를 받은 동영상은 딱 하나였는데, 그 사람은 파트 2에서 20초 말했고 심할 정도로 ah, ah, ah를 단어나 문장 사이에 많이 넣어서 얘기를 했다.
나도 파트 2에서는 조금 더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받긴 했지만 감점 기준인 50초-1분은 당연히 넘었다는 것을 확신했었다(아이엘츠를 3-4번정도 4년에 걸쳐서 치뤄왔기 때문에 1분을 못채우는 실수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음).
또한 섹션 피드백에서 스피킹 피드백 내용을 보았을 때 과외를 해주시던 선생님도 다른 사람을 얘기하는 것 같다 는 반응을 보이셨다.
그래서 7.0까지는 아니더라도 재채점을 신청하면 6.5는 확실히 받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화가 났다.
재채점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런 조언을 인터넷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아쉬우면 재채점에 실패할 것이고, 화가 나면 재채점을 성공할 것이다.
이 조건은 진짜다 ㅋㅋㅎ 무조건 화가 나면 재채점을 신청해야 한다.
처음 점수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Furious, Infurious" 였다. 그냥 이 두 단어만 맴돌았다.
당시에는 each 6.5를 받아야 지원 할 수 있는 학교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도 "X됐다" 라는 생각이 아니라 "Bullshit"이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다행히 each 섹션에 조건을 건 점수는 6.5이었고 7.0을 요구하는 대학교는 each 섹션에 대한 조건이 없었다).
이틀간은 화병걸린 사람처럼 가만히 있다가도 문득 문득 생각나서 화가 났고 너무너무 화가나서 남자친구랑 통화하면서 울기까지 했다.
결국엔 통장 장고를 확인하고 16만원을 없는 셈 치고 재채점을 신청했고, 성공했다 ㅎㅎ
4. 결론 및 사담
결국에는 나는 생각지도 못한 1.0의 점수를 올려 받았고, Overall 또한 7.5를 받았다.
사실 7.0의 수준인지 까지는 몰랐지만 확실한건 재채점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점수와 무관하게 말이다.
나는 이 점수가 간절하지 않았다. 대학원 지원에 있어 영어 점수는 minimum만 맞추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피같은 16만원을 잃을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감수했던 이유는 아마 '부당함'이라는 감정 때문이었다.
나는 이 시험에 60만원(과외비+시험비)를 투자했고, 나는 6.0보다 더 나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라는 확신에서 나오는 "unfairness" 때문에 재채점을 신청했다.
그리고 재채점 결과를 보았을 때, 도파민 중독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진짜 도파민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 뭔지 알 수가 있었다.
사실 재채점 프로세스가 없었다면 그냥 행복했을텐데, 내가 직접 클레임을 걸고 16만원이라는 리스크까지 걸어서 나온 그 짜릿함은..ㅠㅠㅠ
어쨌든 참 길고 길었던 IELTS 여정이었다
거의 3-4주를 공부했던 것 같은데.. 이제 IELTS 얘기는 점수가 만료될 때까지 올라오지 않을 것 같다.ㅎㅎ
다들 이 정보가 도움이 되어서 재채점을 신청하시는 분들이 모두 성공하셨으면 좋겠다!